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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픽사 최고의 작품, 인간다움을 찾아서

by 윤리드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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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픽사 최고의 작품, 월-E

2008년에 개봉한 영화 월-E는 지금으로부터 700년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지구가 인간들에 의해 오염되고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한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픽사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고 했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불후의 명작으로, 스토리부터 메시지, 영상미, OST, 장르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월-E가 식물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모험을 담은 이야기로 인간들에게 희망과 사랑,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구는 인간의 소비와 환경파괴 등 과도한 산업화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된 채 쓰레기만 남아있는 행성이 되었다. 인간들은 그러한 책임을 저버린 채 지구를 떠나 우주여객선에서 살아가고, 남은 지구에는 청소로봇들만이 남아 인간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들을 청소한다. 월-E 또한 청소로봇으로, 매일매일 열심히 지구를 청소하던 중 살아있는 새싹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아지트에 가져다 둔 뒤 다시 청소를 시작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우주선 하나가 이브라는 로봇을 지구에 두고 간다. 그 후 월-E와 이브는 친구가 되고, 월-E는 이브를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와 자신이 아끼는 물건들을 보여주며 얼마 전 발견한 새싹까지 보여주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이브가 그 새싹을 가져가더니 정전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브를 두고 갔던 우주선이 정전된 이브를 데리고 가버린다. 이브가 걱정된 월-E는 우주선에 매달려 같이 지구를 떠나게 되고, 한 우주여객선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은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고 있는 우주여객선으로, 인간들은 이동식 로봇에 앉아 모든 생활을 하고 있었고 로봇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즉, 인간이 로봇에게 지나치게 의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있는 곳에서 우주여객선의 선장이 하는 일은 그저 방송뿐이었는데, 알고 보니 지구식물 탐사로봇이었던 이브가 ‘생명’, 즉 살아있는 새싹을 가지고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말은 즉, 지구에 생명이 자랄 수 있다는 뜻으로 이제 인간들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뜻했고 선장은 그 식물을 통해 연결된 장면들을 통해 지구의 자연에 대해 배우고 감탄한다. 하지만 이브의 탐색카메라에 담긴 지구의 모습은 여전히 황폐하기 그지없었고, 인간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미 지구에 돌아가기로 한 선장은 다 함께 지구로 돌아가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인간들은 지구에 도착해 식물을 키우면서 지구를 재건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위에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는 포스트아포칼립스와 SF를 배경으로 한 로봇 월-E와 이브의 로맨스까지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자연환경, 미래, 로봇, 로맨스.. 정말 다양하면서 난해한 소재들의 조합이지만 그러한 것에 대한 이질감 없이 매우 잘 표현된 영화다. 게다가 로봇이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영화 내내 거의 대사가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내용을 막힘없이 전달하는 연출력은 더욱 큰 감동을 준다.

 

인간다움을 찾아서

이 영화는 인간의 과도한 산업개발로 오염되고 황폐해진 지구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도를 넘은 욕심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들은 자신들이 망가트린 지구를 그저 소모품처럼 버렸고, 인간에 의해 망가진 지구는 로봇들이 그들의 책임을 대신해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 우주여객선에서의 장면들은 더욱 처참하기 그지없다. 인간들은 그저 이동식 로봇에 가만히 앉은 채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스크린만 보며 살아가고, 먹는 것, 입는 것, 움직이는 것까지 전부 다 로봇이 대신해주고 있다. 그에 반해 로봇은 매일같이 일하고 움직이며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면서 살아가고 있다. 물론 로봇자체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인간이 개발한 것이겠지만, 수백 년 뒤의 모습은 누가 로봇이고 누가 인간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처럼 극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니 과연 인간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을, 인간답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히 움직일 수 있는 신체를 가지고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데, 그저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자신의 몸과 정신을 망가트린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인간다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반해 이 영화에서 로봇들은 매우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 로봇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인간을 대신할 수 있게, 인간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가 처음 추구하고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을 정말 로봇들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업무적인 부분뿐만이 아닌, 월-E와 이브의 서로를 향한 마음과 모습들은 로봇에도 자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좋아하는 물건을 수집하면서 낭만을 찾아가는 모습들은 정말 인간다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마음속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괴리감이 계속해서 들었는데, 아마 로봇과 인간의 뒤바뀐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서로 사랑하는 로봇들의 모습들이 그저 나태해지고 방심한 채 살아가던 인간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감성은 메마르고, 점점 움직이지 않게 되는 요즘, 황폐해 질대로 황폐해진 우리의 마음을 마치 지구로 표현한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황폐해진 우리에게 월-E와 이브가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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