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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픽사의 평범한 주인공, 꿈과 희망을 담다

by 윤리드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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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첫 평범한 주인공 : 칼과 엘리의 삶

영화 ‘업’은 2009년에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으로, 가히 픽사 최고의 명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즈음에 나온 픽사 장편 애니메이션(라따뚜이, 월-E, 토이스토리3 등)이 전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고, 스토리도 모두 뛰어났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영화 ‘업’은 그동안 나왔던 픽사의 영화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이다. 아무 능력도 없으며, 장난감도 아니고, 곤충이나 물고기, 로봇 같은 생명체도 아니다. 정말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 그렇기에 처음에는 굉장히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픽사가 선보이는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라니. 항상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픽사였지만 그 배경에는 독특한 소재와 새로운 주인공들이 있었다. 항상 우리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선한 영향력을 주었지만 그러한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다양한 주인공이 있었기에 새롭게 신선하게 느껴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정말 크나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평범한 주인공 선정이었기에 우리에게 더 큰 감동과 모험을 선사했다. 정말 마음이 따듯해지는 감동이 그대로 느껴졌다. 주인공 영화 초반부, ‘칼’과 ‘엘리’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둘의 일대기를 담은 내용이 대사 없이 흘러간다. 픽사이기에 표현해 낼 수 있는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도 나이가 들고, 엘리는 칼의 곁은 떠나게 된다. 대사 하나 없는 장면들이지만 둘의 삶이 정말 평화롭고, 행복했다는 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내가 나이가 든다면 저렇게 나이가 들고 싶다고, 절로 생각하게 되는 그런 장면들. 그렇기에 엘리가 떠나는 장면과 그 이후 남은 칼의 모습은 우리에게 커다란 공허함을 안겨주었고 우리는 영화 초반부부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에 본 둘의 모습은 너무나도 행복했고 우리의 마음을 울렸기에.

 

꿈과 희망을 담은 이야기 : 칼의 새로운 모험

둘은 항상 모험을 좋아했고, 유명한 모험가인 찰스 먼츠처럼 되고 싶어 했다. 엘리는 항상 파라다이스 폭포로 떠나고 싶어 했기에 칼은 그런 엘리의 꿈을 이루어주기로 마음먹는다. 엘리 평생의 꿈이기에 엘리와 함께한 추억이 가득한, 엘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집과 함께 통째로! 그 방법은 바로 풍선을 가득 달고 날아가는 것. 어릴 적 누구나 상상해 봤을 것이다. 풍선을 달고 하늘 높이, 저 멀리 떠나보고 싶다는 상상. 이 영화는 그러한 동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그저 상상으로만 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는 것. 정말 꿈만 같지 않은가! 이 또한 평범한 주인공이기에 우리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이 함께한다. 바로 ‘러셀’. 러셀은 학교탐험대 대원으로 배지를 모으고 있었는데, 노인 돕기 배지를 얻기 위해서 칼을 찾아왔다. 그리고 칼은 그런 러셀을 귀찮아하며 존재하지 않는 ‘도요새’를 잡아오라는 말도 안 되는 심부름을 시킨다. 하지만 그 심부름 때문에 베란다 쪽에 있던 러셀이 집이 날아오를 때 함께 휩쓸리게 된 것. 그리고 이때부터 러셀과 함께하는 모험이 시작된다. 실제로 신기한 새 ‘케빈’을 만나게 되고, 말하는 개 ‘더그’까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롤모델이었던 모험가 ‘찰스 먼츠’까지. 하지만 그 모험가 찰스먼츠는 신기한 새 케빈을 노리고 있었고, 그 안에서 칼은 모두와 함께 탈출하려고 하지만 결국 케빈은 붙잡히고 만다. 자신은 그저 엘리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었을 뿐인데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지쳐버린 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혼자서 파라다이스 폭포로 향한다.

그렇게 폭포에 도착해 엘리의 소원을 이뤄준 칼은 엘리의 모험일지를 꺼내어보는데, 지금껏 넘겨보지 않았던 뒷장에서 새로운 사진들을 발견한다. 바로 자신과 함께 찍은 일상 속 사진들. 그리고 적혀있던 말, “Thanks for the adventure, now go have a new one!” 자신의 모험은 끝이 났고, 칼은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라는 말. 엘리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었고 칼과 함께한 시간들이 엘리에게는 새롭고 가슴 뛰는 모험들이었다는 것. 여기서 칼은 무엇인가를 깨닫고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버려 집을 가볍게 한 뒤에 러셀과 케빈을 구하러 간다. 그리고 러셀과 케빈을 구해내고 칼은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있지 않고, 새롭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간다. 칼의 새로운 모험이 또 시작되는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영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아이들이 타겟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전체관람가이고,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우선은 아이들이 타겟층이기 때문에.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코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업’은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욱 깊은 공감을 주는 영화다. 그저 웃기고 재밌는 것이 아닌, 이미 지칠 대로 지쳐버린 어른들에게 다시 한번 꿈과 희망을 주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이들은 풍선이 나오고, 신기한 새가 나오고, 강아지가 나오고, 모험을 떠난다는 그런 스토리 자체를 좋아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아니었다. 칼과 엘리의 일대기는 우리의 마음을 울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동시에 과거의 좋았던 순간의 기억에 매몰되어 현재와 미래를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어린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너무 물들어버린 어른들에게 다시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 주고, 새로운 꿈을 찾아나갈 희망을 주는 그런 영화, ‘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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