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어드벤처의 마지막 이야기
오늘은 내가 어릴 적부터 굉장히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는 추억의 애니메이션인 디지몬 어드벤처의 최종장인 ‘디지몬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제작국인 일본의 용어를 따서 대부분의 팬들은 ‘키즈나’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이 작품은 디지몬과 선택받은 아이들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디지몬어드벤처의 마지막 장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한 전율은 물론, 추억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디지몬어드벤처 극장판 시리즈는 지금까지 그 퀄리티가 좋다고 볼 수 없었고, 특히 트라이의 경우 최악이라는 혹평까지 받았기에 다들 그 기대치가 현저히 낮아져 있지만 이 작품은 정말, 그 어떠한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물론 OST, 스토리 연출까지 완벽해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화면에 몰입해 한 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기에 디지몬 팬이라면 꼭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추억의 애니메이션, 디지몬어드벤처 소개
디지몬어드벤처는 1999년에 처음 방영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더빙판으로 방영했으며 디지털 세계에서 일어나는 선택받은 아이들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원안은 혼고 아키요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저작권 등록을 위해 가공된 것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어찌되었든 캐릭터와 콘셉트를 제작했고, 그 원안의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약 1년간 디지몬어드벤처가 방영하고, 이후 다시 1년간 디지몬어드벤처 02가 방영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디지몬어드벤처 02가 아닌 파워디지몬이라는 이름으로 방영이 되었다. 실제로 어드벤처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은 02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자신의 후배들에게 세대가 넘어간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다른 디지몬 시리즈와는 다르게 세계관과 등장인물은 동일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두 시리즈의 인기가 엄청났기에 이후 다양한 시리즈와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초기 시리즈만큼의 인기는 누리지 못했다. 무엇이든 시즌1이 근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디지몬 또한 그런 루트를 밟았다.
그리고 이후 디지몬 시리즈가 한동안 제작되지 않다가 2015년에 디지몬어드벤처 트라이가 제작 후 방영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원작 팬들은 정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우선적으로 작화가 굉장히 많이 달라져 개봉 전부터 비판을 상당히 많이 받았고, 그래도 스토리는 괜찮을 것이라 믿으며 관람을 했지만 스토리마저 산으로 가는데다가 연출까지 좋지 않자 희대의 망작이라는 혹평까지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흥행에 실패해 버리니 국내에서는 더빙도 되지 않았고 전작 감독도 트라이에 대한 혐오의사를 표출했다. 그렇게 팬들의 마음이 하나씩 떠나가고 다시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대한 추억만을 회상하고 있을 때, ‘디지몬어드벤처 라스트에볼루션: 인연’의 제작 소식이 들려왔다. 팬들은 이번에도 트라이와 같은 시리즈가 될까 봐 걱정이 앞섰지만, 원작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복귀하면서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원작과 굉장히 유사하게 돌아왔다. 캐릭터 디자인을 본 팬들은 다시금 기대감이 차올랐고, 이번 시리즈가 디지몬어드벤처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소식에 아쉬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개봉일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 속, 새로운 모험을 떠나기 위한 디지몬 어드벤처가 개봉했다.
추억의 OST
디지몬 어드벤처 시리즈를 전부 다 본 사람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바로 OST이다. 전부 다 보지 않았더라도 디지몬어드벤처의 서사와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거나,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모두 이 OST를 듣고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음악이 너무 잘 만들어지고 장면 하나하나에 잘 녹아들어있기 때문에 진화장면을 음소거로 봐도 노래가 머릿속에서 알아서 재생되고, 노래만 들어도 장면이 재생되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Butter-Fly’는 디지몬어드벤처에서 뿐만이 아니라, 모든 애니메이션을 통틀어서 희대의 명곡으로 불린다. 한창 디지몬파와 포켓몬파가 라이벌 구도를 이루었는데, 아무리 포켓몬에 열광하고 포켓몬스터의 팬이라고 해도 이 노래만큼은 인정할 정도이다. 디지몬어드벤처를 한 번이라도 봤고, 이 노래를 알고 있다면 절대 가슴 뛰지 않을 수 없는 디지몬의 정체성까지 담고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brave heart’는 진화장면마다 삽입되고 전투장면에서 나오는 노래인데, 역시나 빠트릴 수 없는 디지몬의 정체성과 같은 음악이다. 보통 시리즈가 바뀌면 새로운 OST가 제작되고 기존의 음원은 자주 사용되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디지몬어드벤처는 메인 삽입곡의 변동 없이 그대로 방영해 왔기에 더욱더 추억을 회상하게 되는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 감동과 눈물이 가득한 작품
디지몬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 에서는 당연하게도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타이치(신태일)와 아구몬, 야마토(매튜)와 파피몬(가부몬), 소라와 피요몬, 코시로(장한솔)와 텐타몬, 미미(이미나)와 팔몬, 죠(정석)와 고마몬(쉬라몬), 타케루(리키)와 파타몬(파닥몬), 히카리(신나리)와 테일몬(가트몬)까지.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이 모두 등장하고 과거에 우정을 나누며 함께 모험을 했던 캐릭터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파트너 디지몬의 모습은 그대로이지만 선택받은 아이들은 계속해서 성장했고, 어릴 때와는 다른 꿈을 갖게 된 것도 주요 포인트이다. 물론 디지몬어드벤처 02 마지막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완전히 꽉 닫힌 엔딩을 보여주어 미래에 아이들이 누구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몇 명 낳게 되고,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 지까지 설정이 되어있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주요 커플링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말은 보지 않은 셈 치고 있기도 해서 과연 이 영화가 디지몬어드벤처 02의 결말로 이어지는 중간단계의 스토리인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결말을 내기 위한 스토리인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아이들의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중간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디지몬어드벤처의 마지막이야기이자 선택받은 아이들과 파트너 디지몬 간의 이별이 담겨있다고 해도 결론적으로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이별까지의 서사도 완벽하고 장면 구성도 너무 잘 되어있어 눈물을 한가득 흘리고 왔다는 후기가 대부분이다. 물론 나 또한 큰 틀로 봤을 때는 해피엔딩일 것을 알기에 가볍게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눈물이 많이 나서 다음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별을 통해 아이들을 꿈을 향해 나아가고, 다시 함께 하기 위해 또 다른 여정을 준비하는 과정이 우리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며, 영화를 무한한 감동과 눈물로 장식하게 해 주었다.